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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선 南北..한반도 정세 분기점

  • | 2011-07-18
  • 조회수 | 2193
<갈림길에 선 南北..한반도 정세 분기점>(종합) 
 
ARF성명에 천안함ㆍ연평도 언급 안될듯..
유연해진 南北 호응이 관건..내부 대화-강경파 대립 `복잡`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하한기에 접어든 한반도 정세가 미묘한 전환의 길목에 들어서고 있다. 남과 북 모두 일정한 갈림길에 선 형국이다.
 
내부에서 대화론과 강경론이 엇갈리고 있는 양쪽이 어떤 방향으로 전략적 선택을 꾀하느냐가 하반기 정세의 풍향을 가를 최대 변수다. 큰 흐름은 `대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6자회담 재개 조건과 수순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여온 남과 북이 서서히 대립각을 누그러뜨리며 대화의 접점을 타진해보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상대적으로 유연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로 불안한 정세가 조성됐지만 우리는 거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고 언급한 이후의 변화다.
 
 선(先) 남북대화라는 `수순`은 견지되고 있으나 그 내용을 형성하는 `조건`은 일정 정도 완화된 듯한 기류다. 천안함ㆍ연평도 문제를 남북 비핵화 회담과 분리했고 `사과`라는 표현의 수위는 `책임있는 태도표명`으로 조절됐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과 비핵화 선행조치를 둘러싼 대북 압박 분위기도 수그러들었다. 물론 이 같은 유연성을 남북관계 정책의 전격적 방향전환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청와대와 통일부에 포진한 핵심 인사들은 대북 접근기조에 있어 원칙의 중요성과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정부 내에서 새로운 국면전환의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증하고 있고 그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해보는 국면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 주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8.15를 계기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 운용과 관련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여전히 대남 공세의 고삐를 풀지 않은 채 `강경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수위는 다소 조절되는 듯한 기류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전방부대 훈련구호를 문제 삼아 초고강도의 대남 비난공세에 나섰던 북한은 최근 당국차원의 공세 수위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1∼23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현 정세흐름상 의미 있는 계기점이 될 수 있다.
다자 외교공간을 무대로 `조우`할 남과 북이 어떤 대응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사그라지던 대화 분위기를 살려보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ARF를 무대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남북 비핵화 회담을 출발점으로 하는 3단계 접근법을 입안한 정부로서는 대화의 모멘텀을 살릴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간 첨예한 쟁점인 천안함ㆍ연평도 문제와 3단계 접근법, UEP 문제를 직접 이슈화하는 것은 자제하려는 기류다.
ARF 외교전의 결과물인 의장성명에는 북한을 특정하지 않는 `두루뭉술한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부 고위 당국자는 17일 "올해 ARF 의장성명에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넣는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그 대신 북측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커 보인다. ARF 회의기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북한 박의춘 외무상과의 `조우`도 성사시켜봄 직하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과의 대화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으며 북한과의 접촉을 피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는 북한이 ARF를 무대로 한 우리 정부의 대화제스처에 어떤 식으로 호응해올지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북한이 ARF를 무대로 다소 변화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통해 후계구도 안착과 경제난 해소를 꾀하려는 북한으로서는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박의춘 북한 외상이 김성환 외교장관과 회동하고 남북 비핵화 회담과 관련한 긍정적 반응을 표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미ㆍ중의 측면지원 가능성도 있다. 남과 북을 상대로 어떤 형태로든 대화 테이블에 앉도록 `독려`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회의 기간에는 한ㆍ미ㆍ일, 한ㆍ중, 한ㆍ일, 한ㆍ러 등 다양한 조합의 양자 또는 3자회동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외상이 조우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실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시그널`을 충분히 읽고 있으면서도 내부의 복잡한 권력구조로 인해 전향적으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대화파 일부를 숙청하고 군부 강경파가 득세하는 북한 권부 내부의 분위기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 북한이 보내는 신호는 혼란스럽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북측 대표단을 이끄는 박의춘 외상이 `실권`을 갖고 있지 않은데다 대표단의 면면도 무게감이 떨어져 `의미있는 접촉`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히려 남북대화를 배제하고 바로 북미간 접촉을 꾀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노골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볼 때 현 정세의 중심축은 `대화`를 향해 움직이고 있으나 아직은 `대립`의 구도에 갇혀 있는 혼돈의 국면이라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ARF에서 남측이 얼마나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북측이 어느 정도 호응하느냐가 하반기 대화국면 조성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만일 ARF를 계기로 남과 북이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해내지 못한다면 `뇌관`을 떠안은 듯한 불안한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새로운 위기국면 조성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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